어느날 저희집 강아지 피부에 작은 붉은 반점이 올라왔어요. 처음엔 “벌레에 물렸나?, 피부병인가?” 싶어서 하루 이틀 지켜봐야겠다고 생각을 했어요. 근데, 시간이 지나면서 붉은 반점이 점점 더 심해지더라고요.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들어서 인터넷을 찾아봤는데, “혈소판감소증” 일 수도 있다는 글이 많았어요. 혹시 모를 문제를 확인하려고, 10월 5일 추석에 급히 저희가 계속 다녔던 24시 동물병원에 찾아갔어요.
이번 글에서는 저희집 강아지가 혈소판 감소증 진단을 받고 치료를 받은 실제 후기에 대해 알려드릴게요.
목차

강아지 혈소판 감소증이 뭐야?
강아지 혈소판 감소증은 혈액 속 혈소판(Platelet) 수가 정상보다 낮아진 상태를 말하는데요, 혈소판은 상처가 났을 때 피가 멈추도록 돕는 지혈과 응고 역할을 해요. 혈소판 수치가 많이 떨어진 상태에서 상처가 나면 피가 멈추지 않아서 심각한 위험을 야기할 수 있으니 조심해야해요.
강아지 혈소판 수치 부족, 위험한 이유와 증상
혈소판이 부족하면 작은 혈관에서 새는 피를 막기 어려워요.
- 피부에 붉은 점(점상출혈)이 생김
- 멍이 쉽게 듦
- 잇몸이 하얗고, 피가 남(잇몸 출혈)
- 심한 경우 혈노(소변에서 피), 혈변(대변에서 피)가 나타날 수 있음.(변이 검정색)
이런 증상만 보고 혈소판 감소증을 확정할 순 없는데요, 그래서 강아지에게 위와 같은 증상이 보이면 동물병원에 방문해서 혈액검사(CBC)로 혈소판 수치를 검사를 해봐야해요.
강아지 혈소판 감소증 원인은?
원인을 정확하게 판단하긴 어렵지만, 보통 아래와 같은 원인으로 거론돼요.
- 면역 반응 때문에 몸이 혈소판을 ‘나쁜 세포’처럼 인식해 파괴하는 경우
- 진드기 매개 감염 등이 혈소판 감소를 유발하는 경우
- 그래서 동물병원에서 혈소판 감소증이 의심되면 진드기 매개 간염 검사를 권장하고 있어요.(비용이 너무 비싸)
- 특정 약물 혹은 염증이나 기저질환의 영향으로 혈소판이 감소하는 경우
저희 강아지도 입원 첫날 진드기 매개 감염 검사도 받았는데요, 다행히 음성이었어요. 그래서 남은 가능성 중 하나로, 당시 계속 복용하던 약물의 영향을 “제가” 의심했어요. 수의사 선생님은 의심을 하지 않았죠(지나치고 생각을 못하셨겠죠.) 쿠싱증후군 약 복용 뒤부터 혈소판 수치가 줄어든걸 확인했고, 동물병원에서 수액과 각종 처방 약을 계속 먹어도 안올라오던 수치가 쿠싱증후군 약을 중단하고 며칠 뒤 혈소판 수치가 올라오기 시작하더니, 지금은 정상수치가 되었어요.(지금은 쿠싱증후군 약을 먹이지 않아요.)

혈소판 감소증 수치 분석(동물병원 치료 후기)
강아지를 입원시키고 나서 혈액검사를 거의 매일 받았어요. 이때는 “입원을 했으니 당연히 매일 체크해야 하나 보다”하고 넘겼는데, 시간이 지나고 보니 한가지 의문이 남더라고요. 정말 혈액검사를 매일 했어야 했을까? 어자피 입원 중이고 치료, 관리가 진행되는 상황이라면, 2~3일 간격으로 검사해도 충분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보통 수치라는게 하루만에 드라마틱하게 확 좋아지는건 쉽지 않잖아요. (동물병원은 영리를 추구하는 곳이다.)
서론은 그만하고, 저희 강아지 수치를 알려드리기 전, 혈소판 감소증에서 특히 중요하게 보는 항목들을 아래와 같이 정리해보았어요.
- Platelet(PLT, 혈소판 수) : 혈액 1L(1uL기준도 있어요) 안에 혈소판이 몇 개 있는지를 세는 “개수”
- MPV(Mean Platelet Volume, 평균 혈소판 용적) : 혈소판의 평균 크기. 몸이 혈소판을 보충하려고 새로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새로운 혈소판이 많이 생기면 MPV가 커지는 패턴
- RDW-SD(Red Cell Distribution Width-SD) : 적혈구 크기 분포의 변동성을 보는 지표
- PCT(Plateletcrit, 혈소판 용적률) : 혈액 속에서 혈소판이 차지하는 총 부피 비율(혈소판 수가 적으면 낮아지는 패턴)
가장 중요한 항목은 Platelet라고 생각하세요. 검사 항목이 늘어날수록 동물병원 검사 비용이 올라갑니다.
강아지 동물병원 입원 첫날(10/5)
Platelet 수치가 10으로 매우 낮게 나왔어요. 그리고 강아지 몸에서 붉은 반점(점상출혈)이 생긴 걸 보면, 미세혈관에서 작은 출혈이 진행 중일 가능성이 있어 보이고요. 또, MPV 수치가 높은 걸 보면, 몸에서 혈소판을 보충하려고 만들고 있는 것 같아요.

강아지 동물병원 입원 둘째날(10월 6일)
동물병원 입원 다음날, 혈소판은 아예 관찰되지 않았어요. 실제로 혈액을 현미경으로 확인한 결과를 보았는데요, 역시나 혈소판은 존재하지 않았어요. 우리 강아지에게 큰일 났구나 싶어서 마음이 덜컥 내려앉았어요. PCT 수치도.. 0

강아지 동물병원 입원 넷째날(10월 8일)
혈소판 수치가 3으로 올라와서 희망이 보인다고 생각 했어요. 인터넷 후기에서도 혈소판 수치가 0에서 조금이라도 올라오기 시작하면, 그때부터는 증가 속도가 빨라지는 경우가 많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3이라는 숫자를 보고 잠시나마 안도의 한숨을 쉬었지만… 다음날에는

강아지 동물병원 입원 다섯째날(10월 9일)
혈소판 수치는 다시 0으로 떨어졌어요. 우리 아이가 하늘나라에 갈 수도 있겠다.는 생각까지 들더라고요. (담당 의사가 사람으로 치면 백혈병이다. 지금 상태가 심각하다. 식으로 이야기를 하셨죠.)

강아지 동물병원 입원 여섯째날(10월 10일)
역시나 혈소판 수치는 계속 0이었어요. 이때 제가 8월부터의 강아지 검사기록을 모두 받아서 꼼꼼하게 확인해봤어요. 그러다 간가지 단서를 찾았죠. 쿠싱증후군 약을 처방받아 먹이기 시작한 시점부터 혈소판 수치가 점점 줄어들고 있었다는 것.
수의사 선생님에게 쿠싱증후군 약 중단을 요청했죠.

강아지 동물병원 입원 여덟째날(10월 12일 저녁)
혈소판 수치가 올라오지 않았고, 0에서 계속 유지되고 있었어요. 이때부터 담당 수의사가 더이상 할 수 있는 게 없다. 비용이 정말 비싸지만 항암제 투여를 고려해야 한다. 이야기를 했어요. 비용은 비용인데, 항암제 치료가 시작되면 강아지 일상이 완전히 무너질 수 있겠다. 는 생각이 들었어요. 왜냐하면 항암제 정말 독한 약이잖아요. 사람도 힘든데 강아지는 어쩌겠어요.
그래서 결정을 내렸어요. 더 큰 병원에서 검사를 받아보자. 서울대 동물병원으로 이전을 결정!!!!!!

서울대 동물병원으로 이전(10월 12일 일요일 저녁)
하루라도 빨리 서울대 동물병원으로 옮기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담당 수의사에게 지금 이동하겠다. 관련 검사자료를 서울대로 보내달라고 했어요.
서울대 동물병원 응급실에 도착했지만, 입원은 할 수 없었어요. 더 위급한 아이들이 많았던 것 같았고, 혈소판 수치는 0이지만 강아지가 비교적 기운이 살아있고 활발해 보인다는 이유로, 응급 입원 대상은 아니라고 하시더라고요. 제대로된 진료를 받으려면 평일 낮에 예약을 통해 진행해야 한다고 하시더라고요.

다시 24시 동물병원으로 돌아와 “약 처방을 받고 집에서 케어해보자”는 마음으로 아이를 데리고 집에 왔어요. 다음날 아침에 서울대 동물벼우언에 전화해서 진료 예약을 잡으려고 했는데, 한 달 뒤에나 가능하다고 하시더라고요. 절망이었는데, 다행히 서울대 동물병원에서 연락이 와서 이번 주 안으로 진료 예약을 잡아주겠다고 하셨어요.
예약 날짜에 서울대 병원에가서 여러가지 검사를 받고 수의사 선생님과 상담을 받았는데요, 선생님이 그동안의 검사 수치를 보시더니, “쿠싱증후군은 의심 수준이지 확진을 받고 약을 먹일 정도는 아니었던 것 같다.”는 말씀을 하셨어요. 그순간 머리를 망치로 맞은 듯한 느낌이었어요.(할말은 많지만 쓰지 않을게요. 화가나네요.)
이후, 서울대 병원에서 처방받은 약으로 치료를 시작했고, 며칠 뒤부터 혈소판 수치가 조금씩 올라오기 시작하더니 결국 혈소판 수치는 정상 범위로 회복 되었어요. 이후 24시 동물병원에 일이 있어서 방문했는데, 수의사 선생님 말씀이 “시간이 더 필요했던 것 같다.”라고 말씀 하시더라고요.(항암 치료 시작했으면 어쩌려고? 햐.. 답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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